관광의 나라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가장 중요한 도로가 라차담넌(Ratchdamnoen) 대로입니다. 라차담넌은 '왕실의 통로'(Royal passage)라는 뜻으로  태국 왕실의 공식적 궁전으로 사용되었던 Grand Palace(현재의 왕궁박물관)와 왕실의 주거용으로 사용되었던 Dusit Palace(현재의 두싯궁전 박물관)를 연결해주는 도로가 바로 라차담넌대로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라차담넌대로는 실제로는 세개의 대로가 이어진 길고도 넓은 대로인데, 이 도로를 따라서 방콕의 주요한 역사 및 문화재는 이 지역에 다 몰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한 태국의 현 국왕이 거주하는 궁전과 태국의 수상 집무실 및 각종 태국 정부 부처가 대부분 이 지역에 다 몰려있고, 유엔 ESCAP 빌딩도 이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문화적, 정치적 중요성 때문에 이 지역에는 지상철(BTS)이나 지하철(MRT)의 건설이 허용되지 않고 있어서, 초행길의 여행자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만큼 볼거리도 많고 의미도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는 여행자들이라면 직접 걸어서 이 지역을 전부 돌아다녀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실제로 며칠에 걸쳐서 이 넓은 지역을 직접 걸으면서 다 돌아다녀본 사람 중의 일인입니다.

 

오늘은 이 중에서 라차담넌 녹(Ratchdamnoen Nok)대로와 라차담넌 클랑(Ratchadamnoen Klang)대로의 교차점 부근에 있는 Golden Mount(태국어로는 푸카오텅(Phu Kao Thong))을 소개합니다.

 

라차담넌 클랑대로의 동쪽 끝에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마하칸 요새가 있습니다.

 

Mahakan Fort .JPG

 

이 요새의 바로 맞은 편 쪽에는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King Prajadhipok 박물관이 있습니다.

 

King Prajadhipok Museum.JPG

 

이 두 건물 사이로 좁고 약간은 지저분한 도로가 있는데, 이 길이 Golden Mount로 가는 길입니다.

 

Golden Mount는 이 길 뒷쪽에 있는 그리 높지 않은 언덕인데, 주위가 워낙 평지이다 보니 이곳에 올라가면  방콕 구도심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이 언덕의 정상에는 푸카오텅 사원이 자리잡고 있어서, 불공을 드리고 소원을 빌기 위해서 찾아오는 불심이 돈독한 태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입니다.

 

Golden Mount의 입구 찾기가 다소 쉽지 않은데, 주위에 있는 태국인들에게 그냥 '푸카오텅?'하고 물으면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이곳이 Golden Mount로 올라가는 계단의 맨 아랫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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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이렇게 많은 종이 매달려있는 곳이 나옵니다. 이 종을 다 울리면 원하는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니 빠짐없이 울리고 올라가는게 좋겠죠. 올라가는 도중 무료함을 달랠 수 있어서 좋고, 또 실제로 원하는 소원이 이루어질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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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도 계단을 한참을 더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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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계단을 다 오르면 곧 바로 푸카오텅 사원 안으로 입장하게 됩니다. 사원 안에는 불상이 모셔져있고, 많은 사람들이 불공을 드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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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이곳이 Golden Mount의 정상은 아닙니다. 이 사원의 내부에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데, 이곳으로 올라가면 드디어 Golden Mount의 정상에 도달합니다. 이곳에는 중앙에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황금빛 쩨디(Chedi)가 우뚝 솟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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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쩨디의 사방에는 무엇인가 간절한 소망을 빌고 있거나 불공을 드리고 있는 많은 불교 신자들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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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 황금빛 쩨디가 붉은 천으로 둘러쌓여 있는게 보이죠? 다른 사원에서도 보수 공사 중인걸 많이 보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보수 공사 중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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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기에 여대생들 자세가 좀 이상하지요? 자세히 관찰해 보면 붉은 천 위에 뭔가 쓰기 위해서 몸을 앞으로 구부리고 있는 자세란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여대생들만 그런게 아니고,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붉은 천 위에 무엇인가 쓰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들은 붉은 천 위에 자신들의 소망을 적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적은 붉은 천을 나중에 황금빛 쩨디에 감아두면, 그것으로 자신들의 소망이 이루어진다고 믿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황금빛 쩨디에는 불교 신자들이 헌금한 지폐를 매달아둔 여러개의 줄이 매달려있는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소액권이지만 가끔씩 고액원도 눈에 띄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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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아주 높은 언덕은 아니지만, 방콕의 구도심이 워낙 평지이다 보니, 이곳에 올라오면 방콕의 구도심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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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 Mount가 대단한 관광지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시간적 여유도 좀 있고 방콕의 구도심을 발로 직접 밟아보는 여행을 즐기는 여행자들이어서 라차담넌대로 근처에 가게 될 일이 있다면 한번쯤 들러볼만한 곳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평범한 방콕 시민들의 돈독한 불심을 이해하기 위한 장소로도 좋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방콕의 구도심을 내려다보는 즐거움도 그런대로 쏠쏠합니다.